과거 전시

정주하: 불안, 불-안, 어 플레전트 데이

2008. 5. 1. – 7. 27.

아트선재센터

정주하: 불안, 불-안, 어 플레전트 데이

《불안, 불-안, A Pleasant Day》전은 1990년대부터 <사진적 폭력>(1993), <땅의 소리>(1999), <서쪽 바다>(2004) 등 자신만의 특유한 앵글로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어온 정주하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년에 걸쳐 ‘원자력발전소’ 주위의 풍경과 인물을 촬영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우리나라에는 네 곳의 원자력 발전소가 있다. 서해 영광, 동해 울진, 월성, 고리는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바닷가이자 해수욕장과 시민 놀이 공간이 있는 유원지로 유명한 곳이다. 오래 전부터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상업화에 따른 가치 기준에 맞추어져 논란은 늘 가려져 왔다. 홍보 자료에 의하면 원자력 발전소 주변의 방사능 수치는 자연 상태에서 만들어진 방사능 수치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주변보다 원전 주변의 방사능 수치가 낮다는 자료도 나와 있다. 작가는 이런 제도적인 홍보 수치에 대한 의문을 ‘안전한 듯한 풍경’을 통해 담담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사진은 크게 두 가지 양상을 띤다. 첫 번째는 원전 주변 마을의 일상 생활과 함께 펼쳐지는 평범한 인물 사진이다. 마을에서 흔히 부딪히는 사람들은 불안한 공기를 감지한 듯 공허한 시선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또한 원자력 발전소 주변의 ‘싱싱한’ 텃밭 앞에 서 있는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의 얼굴에도 스치듯 긴장감이 보인다. 위험이 가시화되지 않은 평범한 풍경이 오히려 알 수 없는 불안을 가중시킨다.

두 번째는 바닷가에 서 있는 원자력 발전소를 배경으로 한 풍경 사진이다. 이 풍경 사진에는 바닷가에서 휴가의 여유로움을 마음껏 즐기는 피서객들이 등장한다. 정겹고 한가로운 휴가철 풍경 저 너머에는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이 오롯하게 보인다. 마치 산업주의 생산력이 오늘의 휴식을 제공한다는 듯한 풍경이 원자력 발전소를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다.

정주하는 원전 마을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으며 그 안의 이율배반적인 아름다움을 통해 물질적 풍요와 편리성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불안과 위험을 사색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작가는 보다 철학적이고 사변적인 공간으로서 사진 이미지를 제시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불안정한 현상에 대해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진다.

기간
2008. 5. 1. – 7. 27.
장소
아트선재센터
참여작가
정주하
주최
아트선재센터
기획
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