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 플뢰리: ô
2001. 9. 8. – 11. 11.
아트선재센터
실비 플뢰리: ô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쇼핑은 사회, 문화적 행위로 자리 잡힌 일상이다. 이번 전시는 실버 플뢰리의 다양한 작업들 가운데 ‘쇼핑’과 연결된 작품들을 중심으로, 패션 잡지에 소개되는 유명 브랜드들의 제품 광고 문구들과 전시의 타이틀이기도 한 ‘0’을 이용한 네온싸인 작업, 월페인팅, 사진-포스터, 비디오 작업, 메이크업 퍼포먼스 등을 소개한다.
2층 전시장에는 유명 브랜드의 코스메틱 광고 문구로 만들어진 ‘네온’ 작품들이 긴 벨트처럼 벽을 따라 걸렸다. 바닥에는 맥(MAC)의 메이크업 제품을 자동차 타이어로 자연스럽게 부수는 퍼포먼스의 결과물이 놓이는데, 코스메틱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색조들이 어우러져 올오버 페인팅이 된다. 이 프로젝트는 1990년대 초에 시작되었지만 메이크업의 색조가 매년 개발됨에 따라 지속되어 새로운 결과물들을 내고 있다.
3층 입구에는 작가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이 일종의 오브제로서 인조 털로 뒤덮인 공간에 디스플레이되었다. 비디오 룸에는 작가가 휴고 보스에게 의뢰 받아 디자인한 레이싱 선수를 위한 유니폼의 패션쇼 장면과 서부의 중고 자동차 회사 ‘커스터마이징’의 작업현장을 찍은 작품을 프로젝션했다.
스위스 태생의 작가 실비 플뢰리는 1990년대 초 ‘쇼핑백’ 작업으로 유럽 미술계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작가는 현대인의 가장 일상적인 행위 가운데 ‘쇼핑’이나 ‘패션’에 연결된 작업을 선보이는데, 역설적이게도 작가 특유의 가볍고 장식적인 태도를 통해 현대 소비문화에 대한 비판적 관심을 표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