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 프로그램
여름 스터디 #1 〈반反영화입문: 연명하지 않는 영화의 삶〉 (유운성)
2020. 08. 3. / 08. 10. / 08. 17. / 08. 24. (월) 16:00 – 18:00
아트홀(B1)
여름 스터디 #1 〈반反영화입문: 연명하지 않는 영화의 삶〉 (유운성)
선재센터는 다가오는 8월 세 개의 여름스터디 강연을 개최합니다. 강연자는 유운성(영화평론가), 윤원화(시각문화연구자), 이용우(미디어 역사문화연구자)로 각각의 관심 분야와 연구 주제에 따라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미디어 환경 안팎에서 발생하는 작업, 현상, 행위 등을 다각도로 다룰 예정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대면 수업이 어려워진 상황이나 아트선재센터는 방역 규칙을 준수하며 강연 공간인 아트홀 내 거리 두기가 가능한 최소한의 인원으로 강연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수강자분들의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
#1
반反영화입문: 연명하지 않는 영화의 삶 / 강연자: 유운성
영화가 여행과 유사한 것이라면,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없이 익히 알려진 경로를 따라 성큼성큼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이는 결코 영화적인 인간은 될 수 없을 것이다. 오늘날 일상화된 내비게이션은 여행의 가능성을 폐지하는 것일 뿐 아니라 영화의 가능성을 폐지하는 것이기도 하다. 영화를 본다는 것은 도면이나 지도 없이 어떤 건물이나 장소를 익히는 일과 유사하다. 따라서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무작위적으로 이런저런 작품들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오늘날의 영화문화는 이러한 무작위적 접근의 여지를 점점 축소하는 방향으로 변모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영화들로 획일화된 멀티플렉스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며, 정전이나 브랜드화된 작가영화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꾸려지는 시네마테크나 영화제에도 폭넓게 적용된다. 따라서 영화에 대한 무작위적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그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문제에 대한 어떤 해결의 실마리도 찾을 수 없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여행과 영화의 가능성이 더욱 위축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영화를 본다는 것의 의미는 어떤 것이었으며 또 어떤 것일 수 있는지 생각해 보기 위한 적기가 아닐까? 내비게이션이 일상화되고 지구촌 구석구석이 보편적인 관광지가 되어버린 시대에 여행은 더이상 가능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해서 굳이 스마트폰의 전원을 끌 필요도 없고 온갖 명소들을 촘촘히 잇는 여행안내서의 코스를 애써 벗어나려 할 필요도 없다. 관광객에겐 실망감은 있을지언정 쓰라림은 없겠지만 우리는 실망감을 안은 채로 다시 시작해볼 수 있다. 그저 왜 실망하게 되었는지를 자문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명소라 알려진 곳이 실제론 형편없어서(그렇다면 재빨리 잊고 다음 장소로 떠나버리면 된다)가 아니라 어쩐지 기대와는 달랐던 탓에 실망한 것이었다면, 우리는 이를 상상적 지도를 새롭게 그리기 위한 지침으로 삼을 수 있다. 여행의 기대라는 것은 우리의 마음에서 작동하는 장소들의 지리학 없이는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어긋난 기대는 그러한 지리학의 타당성에 의문을 던져보게끔 하는 유용한 계기도 될 수 있다.
1강 영화가 교양이 될 때 영화의 삶은 종언을 고한다
2강 네 멋대로 보라, 다만 게임의 규칙 속에서
3강 오늘날의 ‘무빙 이미지’가 얼굴을 꺼리는 이유: 하나의 가설
4강 무無의 역량으로서의 이미지: <이미지 북>과 <트윈 픽스> 사이에서 모리스 블랑쇼 읽기
강연자 소개
유운성은 영화평론가이자 영상전문비평지 『오큘로』 공동발행인이다. 저서로는 평론집 『유령과 파수꾼들: 영화의 가장자리에서 본 풍경』등이 있다.
– 2020년 7월 20일 오후 2시부터 아래 강연별 [신청하기]를 클릭하여 예약하실 수 있습니다.
– 예약 마감 후 선착순 45인에게 개별적으로 입금 안내 문자가 발송됩니다.
– 입금 안내 후 24시간 이내에 입금하시지 않을 경우 대기자로 자동 전환됩니다.
– 코로나19 와 관련한 여름 스터디 운영 및 환불 규정이 각 예약 링크에 첨부되어 있습니다.
세부 규정을 반드시 읽어주시고, 예약하실 경우 본 규정에 동의하시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45명
정유진 (아트선재센터 에듀케이터)
yjeong.asjc@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