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 프로그램
‹교동도 소리풍경, 평화를 위한 연주› 제작발표회
2017. 8. 24. 17:00
아트선재센터 한옥
‹교동도 소리풍경, 평화를 위한 연주› 제작발표회
지난 여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학생들이 사운드아티스트 권병준 작가와 함께 교동도를 찾았다. 서울대학교 통일기반구축사업의 지원을 받아 기획된 프로젝트다. 학생들은 작가의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전문적인 녹음기를 사용해보고 소리를 직접 채집해보는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 교동도의 곳곳에서 찰나의 순간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소리들을 녹음기에 담아 냈다. 그렇게 완성한 교동도의 소리풍경을 서울의 도심에서 풀어놓고자 한다. 시공간을 너머, 분단의 현실을 묵묵히 마주하고 있는 서해바다의 한 외딴 섬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교동도는 한강하구 중립지역의 군사분계선 바로 아래에 위치한 섬으로, 섬 전체가 민간인 통제구역 내에 있다. 북한과는 불과 4 킬로미터 남짓 떨어져 있어 높은 곳에 올라가면 바다 건너 북한의 연백평야가 보일 정도다. 한국전쟁 중에는 황해도 피난민들이 대거 내려와 평생을 고향을 그리워하며 살았던 삶의 터전이었다. 정전 64주년을 맞은 지금, 교동도는 평화의 섬이라 불리며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교동도의 바다는 여전히 철책선 너머의 갈 수 없는 영역이고, 북한을 향한 경고방송이 문득문득 들리는 살벌한 군사접경지역이다.
학생들은 교동도의 잃어버린 과거와, 평화로워 보이는 듯한 현재를 기록했다. 다만 눈을 감고,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자 전쟁과 분단으로 망각되길 강요당했던 역사가 들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평화를 갈구하는 자연과 인간의 애처로움이 들렸다. 그렇게 학생들은 잊고 살았던 우리나라 분단의 현실을 깨닫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새삼스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것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작은 씨앗이 되길 바라면서.
이번 발표회는 11월 17일부터 12월 3일까지 아트선재센터에서 예정된 전시가 정식 오픈하기 이전에, 그때까지 발전시켜나갈 프로젝트에 대한 생각들을 사람들과 공유하는 자리이다. 학생들이 작가와 함께 소리풍경에 대해 고민해온 결과물을 여러 사람들과 같이 감상하고 다양한 의견과 소감을 들어보고자 한다.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조경진, 김지나, 조한솔, 이인제, 이윤아, 정지원, 양시웅, 임범택, 유예슬, 이예린
권병준, 김근채, 장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