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리닝&토크: 불협화음의 하모니 – 천제런, 황젠헝
2015. 2. 6. (금) 15:00
아트홀(B1)
스크리닝&토크: 불협화음의 하모니 – 천제런, 황젠헝
아트선재센터는 《불협화음의 하모니》의 연계 프로그램으로 참여작가인 천제런의 스크리닝&토크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천제런의 영상 작품인 <팩토리>(2003)와 <제국의 국경 Ⅰ>(2008-2009)을 상영하고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황젠헝 큐레이터와 함께 진행한다.
상영작품 소개
<팩토리>
2003, DVD에 슈퍼 16mm 필름 변환, 컬러, 무음, 31분 9초, 단채널, 반복재생
+기록문서
2002년, 천제런은 리엔 푸 의류공장에서 해고당한 뒤 6년 동안 항의를 계속한 여성 노동자들을 만났다. 작가는 이들과 일 년간 함께한 뒤, 2003년에 <팩토리>를 촬영했다. 작가는 <팩토리> 촬영을 위해 공장에서 일했던 이들에게 버려진 리엔 푸 공장에 들어가 하던 일을 재연할 것을 부탁했다. 영상은 이들 여성이 작업을 하며 보이는 표정과 몸짓에 초점을 맞추며, 이를 정부가 제작한 홍보영상과 나란히 놓는다. 함께 선보이는 영상은 번창하는 대만의 산업을 홍보하는 초창기 흑백 영상이다. 영상은 경매 처분을 기다리며 7년 동안 공장 안에 그대로 놓여 있던 물건들도 자세히 살핀다. 공장 속 물건들은 몇 년 동안 쌓인 먼지로 표면이 덮였고, 공기는 흐르지 않고 악취를 풍기며, 공장 폐쇄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던 노동자들이 남긴 확성기와 스피커, 현수막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이 영상은 버려진 물체들을 통해 가라앉음과 흐름이라는 이중적 시간의 틀을 암시하며, 이를 통해 전 세계 많은 노동자가 겪는 이동할 수 없음과 이동의 대립에서 오는 곤경을 간접적으로 투영한다.
<제국의 국경 I>
2008-2009, DVD에 35mm필름 변환, 컬러, 흑백, 음향, 26분 50초, 단채널, 반복재생
+기록문서
<제국의 국경 I>은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전시에 초청받은 천제런이 미국 비이민 비자를 신청하며 겪은 경험에서 영감을 얻었다. 대만미국협회(AIT)에서 비자 발급을 위한 면접에 들어간 작가는 불법으로 미국에 체류하고자 한다는 혐의를 받았고, 비자 신청은 거절당했다. 한편 미국 시민은 어느 때고 비자 없이 대만에 입국할 수 있다. 영상은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 부분은 대만 시민이 미국협회에 비이민 비자를 신청한 뒤 알 수 없는 이유로 부당하게 거절당하는 여덟 가지 전형적 사례를 다룬다. 두 번째 부분은 대만인 배우자와 함께 살고자 대만을 찾는 중국 본토 시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다룬다. 영상의 내용은 공항의 입국 수속 심사에서 시작해 대만 이민국이 자행하는 갖가지 간섭과 차별로 이어진다. 이 영상에서 나타나는 대조적인 사례들은 오늘날 주권국가 사이에서 권력이 계층화되는 현상을 반영한다. 또한 힘이 더 센 나라들의 국경 통제 정책과 약소국 시민들에 대한 지배와 훈육을 나타낸다. 이 작업은 다른 지역에서 온 힘 없는 이들에게 여전히 냉전 이데올로기와 전략을 행사하고 있는 대만 정부도 함께 비판한다.
작가소개
천제런(Chen Chieh-jen)은 1960년 대만 타오위안에서 태어나 현재 타이베이에서 거주하며 활동 중이다. 제도 밖의 언더그라운드 전시와 게릴라 스타일의 예술 행동을 통해 냉전과 반공 선전, 계엄령(1950~1987)으로 점철된 시대를 지배한 정치 메커니즘에 저항하려 했다. 계엄령 해제 뒤에는 8년간 예술 활동을 접었고, 1996년 활동을 재개하면서 지역 주민, 해고당한 노동자, 일용직 노동자, 이주 노동자, 대만 사람과 결혼한 외국인 배우자, 청년 실업자, 사회 활동가들과 협업하기 시작했다. 작가는 이들과 함께 자본가 소유의 공장들을 점거하고 법적으로 폐쇄된 지역에 잠입, 버려진 재료를 취해 영상 제작에 필요한 세트를 짓는 데 썼다. 천제런은 신자유주의가 무시하는 동시대 현실과 인민의 역사를 시각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일련의 영상 프로젝트에 착수했고, 자신이 “다시 상상하기, 다시 이야기하기, 다시 쓰기, 다시 연결하기”라고 부르는 전략을 사용했다.
천제런, 황젠헝
독일문화원, 스페이스 포 컨템포러리 아트㈜
대만 국가문화예술기금회, 아트선재센터, 춘지문화기금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