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 로텐버그: 래빗홀
2023. 11. 21. – 11. 26.
아트선재센터 아트홀
미카 로텐버그: 래빗홀
아트선재센터는 2023년 11월 21일부터 11월26일까지 미카 로텐버그의 영상작품을 상영하는 스크리닝 프로그램, 《미카 로텐버그: 래빗홀》을 아트홀에서 개최한다. 미카 로텐버그는 동시대의 자본주의 논리 이면에 위치한 생산과 노동의 영역을 주목한 작업을 이어왔다. 이러한 그녀의 시각은 감각을 자극하는 화면 구성과 화면 속에 응축된 개념들로 인해 강렬하고 감각적인 전달력을 지닌다. 일상의 공간을 묘하게 이질적으로 꾸며놓은 인위적 공간, 좁은 공간 속 비대한 여성의 신체,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소리와 행동의 수축과 팽창 등 그녀의 영상 작업의 화면들은 작가의 조형 언어와 화법을 통해 탄탄한 문장으로 면면이 쓰여 있다.
《미카 로텐버그: 래빗홀》에서는 작가의 2000년대 초반 초기 작업부터 최근의 작업을 아우르는 6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대립적인 개념들을 병치시키고 일상적 요소들을 뒤집어 감각적으로 작품을 재구성하는 그녀의 작품 속에서 보게 되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보지 않았던 오늘날 사회의 이면을 살피고자 한다. 실재·허구, 실대상·메타포, 수축·팽창, 집단·개인 등 대립적인 개념을 한 화면에 담아 감각적 전달력을 극대화하는 그녀의 미적 전략, 논리적 구성과 이분법적 구획을 전복하는 그녀의 조형 언어는 스크리닝 작품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녀만의 특징이다. 특별히 작품에서 빠짐없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원의 도상은 구멍을 비롯해 터널, 달, 눈 등의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작가의 작업 속 구멍은 일상 속에 무심히 자리하여 글로벌화 된 생산 시스템을 연결하기도 하지만, 이를 주목하여 바라볼 때 그리고 그 시선이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때, 원의 도상은 무한히 중첩되고 확장되어 현재의 차원을 벗어나는 통로로 기능한다.
로텐버그의 작업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아트선재센터의 래빗홀을 통해 우리도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 일상의 틈을 발견하고, 시작은 미약할지라도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지각의 작은 문, 자신만의 래빗홀을 발견하길 기대한다.
작가 소개
미카 로텐버그(b. 1971)
현재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카 로텐버그는 현대 초자본주의 세계에서 노동과 가치 생산의 아이디어를 탐구하기 위해 영화, 건축 설치, 조각을 결합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편집 과정을 거친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만든 세트의 영상을 사용하여, 작가는 겉으로는 연관성이 없는 장소와 물건들을 연결하여 정교하고 전복적인 시각적 서사를 감각적으로 만들어낸다. 로텐버그는 2019 쿠르트 슈비터스 상을, 2018년에는 스미스소니언미술관 제임스 디키 현대 예술가 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최근 주요 개인전으로 시카고 현대미술관(2019), 뉴 뮤지엄(2019), 볼로냐 현대미술관(2019), 골드스미스 현대미술관(2018), 쿤스트하우스 브레겐츠(2018), 마이애미 배스미술관 (2017), 팔레 드 도쿄(2016)가 있다.
상영 일정
*매일 1, 2부 상영
I. 14:00 – 15:12
〈스퀴즈(Squeeze)〉 (2010) (20:00)
〈스파게티 블록체인(Spaghetti Blockchain)〉 (2019) (18:15)
〈보울즈 볼즈 소울즈 홀즈(Bowls Balls Souls Holes)〉 (2014) (27:54)
〈메리스 체리스(Mary’s Cherries)〉 (2004) (05:50)
II. 15:30 – 17:05
〈스니즈(Sneeze)〉 (2012) (03:02)
〈리모트(REMOTE)〉 (2022) (91:50)
상영작들은 모두 비디오 설치 작품들로 물리적으로 조정된 환경과 서라운드 사운드를 갖추고 반복재생되는 작품들입니다. 스크리닝 프로그램의 특성을 고려한 작가의 동의로 특별히 아트홀에서 이와 같이 상영됨을 안내합니다.
*사진 크레딧: 미카 로텐버그, 〈스퀴즈〉 비디오 스틸, 2010, 단채널 비디오 설치, 사운드, 디지털 C-프린트, 20분, 가변 크기. 작가, 하우저앤워스 갤러리 제공, ©미카 로텐버그.
아트선재센터
최한나 (아트선재센터 큐레이터)
미술관 통합 입장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