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시

오프사이트

2023. 8. 18. – 12. 14.

아트선재센터 내외부 공간

오프사이트

*《오프사이트》가 관람객의 성원으로 12월 14일까지 연장되었습니다!

아트선재센터는 8월 18일부터 10월 8일까지 아트선재센터의 내외부 공간을 활용한 전시 《오프사이트》를 개최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그레이코드 지인, 오종, 이요나, 최고은, 현남, 현정윤은 아트홀, 백스테이지, 분장실, 정원, 계단, 기계실, 옥상 등 미술관의 기능적 공간을 전시 장소이자 재료로 삼고, 각자의 조형 언어와 조각적 실천을 미술관의 건물 안팎에서 실험하고 관객들을 맞이한다.

이번 전시는 1995년 아트선재센터가 미술관 건물을 착공하기 전 기존 사이트의 공간적 의미를 전유하며 개최한 장소-특정적 전시 《싹》과 연결된다. 당시 전시에 참여한 박이소, 안규철, 이불, 최정화 등 열일곱 명의 작가들은 장소를 구성하는 논리에 반응하는 작품을 제작했다. 이러한 시도는 미술관으로 변화될 공간에 대한 작가들의 상상력뿐만 아니라 기존 주택으로 사용된 장소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키고, 작가-작업-관객이라는 전통적 전시 구조를 넘어서는 새로운 소통과 다중적인 네트워크의 작동을 촉발했다. 《싹》에서 시작된 이러한 아트선재센터의 역사는 전시장이 아닌 공간, 특히 기능이 존재하는 공간에 조각 및 설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다양한 ‘오프사이트(off-site)’ 전시들로 확장되어 왔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우리가 감각하고, 사고하고, 소통하는 모든 행위에 전제되는 시공간에 대한 동시대적 조건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에 대한 지속적인 질문이었다.

《오프사이트》는 장소를 둘러싼 실재와 가상, 현상과 지각에 대한 동시대 작가들의 새로운 인식과 태도를 관찰한다. 공간과 실재에 대한 감각은 시대와 세대를 지나 재구성되고 새롭게 만들어진다. 수직으로 구축된 미술관 건축과 사분원으로 방사되는 전시장, 이 공간들을 연결하는 계단과 시설물들 그리고 아트선재센터의 내부정원과 옥상정원 등 미술관의 전체 사이트가 참여 작가들의 조각적 실천과 감각으로 다시 연결되고 분리된다. 현남은 외부와 단절된 공간인 기계실 안에서 배관과 덕트에 조각을 연결해 공간을 점유하고, 이요나는 미술관 내부정원에 오래전부터 있던 돌로 만들어진 낙수 연못에 분수처럼 기능하는 조각을 설치한다. 오종은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연결된 층계 공간에 있던 조명을 대체하여 LED 조각을 매달고, 최고은은 건물 내부에 숨겨진 산업용 배관을 조각의 형질로 전환해 옥상정원으로 꺼내어 올린다. 현정윤은 아트홀 백스테이지와 분장실에 기형적인 신체를 닮은 조각을 마치 연극이 시작하기 전 배우들처럼 위치시키고, 그레이코드, 지인은 반대편 아트홀 무대에서 우주 너머 비가시적 현상의 실재를 감각하게 하는 미디어 작업을 선보인다. 한편 지하 1층 복도에 마련된 아카이브 공간에는 작가들의 개별 자료와 인터뷰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관객의 관람 방식에서도 차별을 둔다. 관람객은 안내데스크에서 받은 지도를 펼쳐 안내된 동선을 따라 미술관의 내외부 공간을 탐험하게 되고, 탐험의 과정에서 작가들의 작업을 발견하게 된다. 분장실, 백스테이지, 기계실 등 평소 일반 관객에게 개방되어 있지 않은 공간으로 가는 길이 다소 낯설고 어려울 수 있다. 이 때 건물 곳곳에 붙어있는 ‘off-site’ 스티커는 작품을 찾는 길라잡이가 된다. 스티커가 주변에 보인다면, 작품으로 가는 올바른 길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지도에도 상세히 나와있지 않은 현남의 신작을 찾으려면 기계실에서 힌트를 획득해야 한다. 전시는 관객이 미술관 곳곳을 능동적으로 찾아 다니며 관람하는 방식을 통해 아트선재센터의 건물을 새롭게 경험해보기를 제안한다.

전시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후원을 받아 무료로 진행되며, 10월 8일까지 이어진다.

작가 소개
그레이코드, 지인(b. 1984, b. 1988)
그레이코드, 지인은 개별 전자음악가이자 아티스트 그룹이다. 공기의 진동과 음압 또는 음악적 긴장과 이완을 작품의 언어로 활용해 소리라는 비가시적 현상에서 실재를 더욱 분명하게 하는 작품을 만든다. 2021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이후 발간된 『Data Composition』이 ‘2021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선정되었다. 백남준아트센터(2022),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2020), 주독일한국문화원(2019), 체코 런치밋 페스티벌(2018) 등에서 전시와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2018년 독일 ZKM(예술과매체기술센터)에서 ‘기가-헤르츠 어워드’ 작품상을 수상했다.

오종(b. 1981)
오종은 실, 나무 막대, 쇠막대, 낚싯줄, 연필선, 얇은 조명 등 단순하고 선적인 재료와 중력, 빛, 그림자를 이용해 공간에 즉흥적으로 반응하는 건축적인 구조물을 설치한다. 공간은 작품의 크기, 모양, 한계를 결정하고, 작품은 제한된 공간 안에서 조심스럽게 구축된다. 주요 개인전으로 《낮은음으로부터》(원앤제이 갤러리, 2022), 《서로 선 면》(씨알 콜렉티브, 2022), 《호 위에 선》(두산갤러리, 2021), 《주고받는 모서리_오종의 공간프로젝트》(서울시립미술관, 2018) 등이 있으며, 주요 단체전으로 《사이의 리듬들》(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 2023), 《토끼 방향 오브젝트》(덕수궁, 2020), 《송은미술대상전》(송은아트스페이스, 2020), 《기하학, 단순함 너머》(뮤지엄 산, 2019), 《포인트 카운터 포인트》(아트선재센터, 2018) 등이 있다.

이요나(b. 1986)
이요나는 도시 및 실내 공간의 일상적인 재료와 스테인리스스틸 배관의 구조를 결합한 조각을 만든다. 이러한 작가의 작업은 테이블 위의 오브제부터 빌딩 전체와 건축 내부를 점유하는 설치를 아우른다. 뉴질랜드의 오클랜드미술관(2022), 더니든공공미술관(2020), 웰링턴시립미술관(2018-2019),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미술관(2018-2019)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이외에도 부산비엔날레(2020), 리옹비엔날레(2019), 창원조각비엔날레(2016)에 소개된 바 있다.

최고은(b. 1985)
최고은은 평소에 유심히 경험했던 사물들을 익숙하지 않은 재료로 다루면서, 그 과정이 조각을 무릅쓸 수 있을지 고심한다. 주로 건물에 내장돼 있던 파이프를 조각적인 라인으로 구부리거나 절개했을 때, 그것은 더 이상 사물만은 아니고 어느새 조각이거나 그것을 유비하기 위한 동사가 된다. 2016년 첫 개인전 《토르소》(김종영미술관)를 열었다. 《코너링》(아마도예술공간, 2022), 《비비드 컷츠》(P21, 2021), 《오렌지 포디움》(시청각, 2018) 등 다양한 전시에 참여하며 서울 미술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남(b. 1990)
현남은 거대한 풍경을 작은 사물에 축소하는 ‘축경’의 방법론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세계를 압축하는 작업을 한다. 이 과정은 다양한 현대적, 산업적 재료의 물성을 극한으로 이끌고, 당대의 사회적 현상과 구조를 조각적 기법으로 번역하며 이루어진다. 《무지개의 밑동에 굴을 파다》(아뜰리에 에르메스, 2021), 《역시 내 장년 성지순례기는 잘못됐다》(인스턴트루프, 2021), 《축경론》(공간형&쉬프트, 2020) 등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2022 부산비엔날레, 《구름산책자》(리움미술관, 2022), 《OPENING CEREMONY》(YPC Space, 2022), 《3X3》(시청각, 2018)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정윤(b. 1990)
현정윤은 공간에 쓰인, 보이지 않는 힘의 관계 안에서 일상을 영위하는 존재들의 양태를 참조해 작업으로 만든다. 작가는 조각에 모종의 태도를 부여하거나 조각의 물성을 통해 신체의 의지를 드러낸다. 조각의 시선과 역할을 설정하며 정해진 위치에 따라 조각이 무엇을 바라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을 즐기며, 이렇게 제시된 조각의 상태를 통해 조각에 있었을 법한 일과 조각이 할 수 있는 일을 관객이 상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개인전으로 《See you down the road》(팩토리2, 2021), 《울며 수영하기》(송은아트큐브, 2020), 《You Again》(OS, 2019) 등이 있으며 《SUMMER LOVE 2022》(송은, 2022), 《젊은모색 2021》(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21) 등 다수의 단체전과 금천예술공장(2022),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2021) 등의 레지던시에 참여했다.

참여 작가들과 함께하는 대화
일시 및 참여자
· 2023. 8. 30. (수) 16:00 / 작가: 이요나, 현정윤 / 모더레이터: 안소연
· 2023. 9. 14. (목) 16:00 / 작가: 그레이코드, 지인 / 모더레이터: 김남시
· 2023. 9. 21. (목) 16:00 / 작가: 오종, 최고은, 현남 / 모더레이터: 이한범
장소: 아트선재센터 더그라운드-L

도슨트 프로그램
일시: 2023. 9. 1. – 9. 10. / 한국어 14:00, 16:00 / 영어 17:00
소요시간: 50분

오프사이트 도록
김선정, 김장언, 문지윤, 조희현이 함께 쓴 글이 담긴 《오프사이트》 도록은 1995년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첫 전시 《싹》에서 시작해 지금껏 전시장이 아닌 공간에서 진행한 아트선재센터 전시들을 2023년 《오프사이트》까지 연결합니다. 또한 전시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참여 작가들의 스케치, 사진, 작가 노트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간
2023. 8. 18. – 12. 14.
장소
아트선재센터 내외부 공간
참여작가
그레이코드 지인, 오종, 이요나, 최고은, 현남, 현정윤
기획
조희현(아트선재센터 전시팀장)
진행 보조

이예인(아트선재센터 큐레토리얼 어시스턴트)

주최

아트선재센터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