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환: TRAnS
2009. 5. 15. – 7. 19.
아트선재센터
오인환: TRAnS
오인환의 개인전 《TRAnS》는 작가가 그 동안 꾸준하게 전개해온 정체성 이슈로부터 촉발된 사회•문화적 관심을 비디오, 사운드, 텍스트, 참여, 비물질화 등 실험적이고 개념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전시이다. 전시제목 ‘TRAnS’는 뒤에 오는 단어들과 결합해서 번역, 이동, 전환, 전치, 절충을 의미하는 단어를 생성시키는 접두사 “trans-”에서 따온 것으로 우리들이 행하는 다양한 번역, 각 요소 상호간의 유기적인 혼합, 그리고 고정관념의 전환에 대한 작가의 의지를 반영한다.
오인환의 개념적인 작업들은 우리가 가진 미술과 문화, 예술과 사회에 대해 가진 사고체계에 직접적으로 도전함으로써 한국사회의 동시대성을 해체한다. 하지만 다양한 방식을 통해 친구, 관람객, 행인에 이르기까지 주변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는 그의 작업은 차가운 개념미술과는 차별화된다.
2층 전시장에서 선보이는 <진짜 사나이>(2009)에서 작가는 유명한 군가를 trance 풍의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재창조하여 남성주의를 유희적인 것으로 전복시킨다. 3층 전시장에 위치한 <국기와 나>에서는 거대한 국기와 게양대를 비디오 영상으로 보여주는데, 이미지가 가진 위엄과는 달리 신음소리나 카메라의 흔들림을 통해 집단의 이미지 창출에서 배제되었던 개인적인 흔적들을 되살린다. 그런가 하면, <이름 프로젝트: 당신을 찾습니다, 서울>(2009)은 한국에서 가장 흔한 10개의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찾는 간판을 탑재한 광고트럭이 전시기간 동안 서울의 곳곳을 누비면서 간판 속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 나선 프로젝트이다. 도시에 직접 개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이름 프로젝트”는 전시의 범위를 도시로 확장시키는 동시에 관람객이 찾아오는 미술관을 반대로 전복시키면서 관람객을 찾는 움직이는 미술을 시도한다. 이 외에도, <우정의 물건>(2000, 2008)과 <유실물 보관소>(2002)와 같은 미발표작 및 진행작들이 전시에 포함되어 작가의 작업 세계 전반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