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선재 배너 프로젝트 #2: 홍영인 – 익명의 이미지
March 7 – June 29, 2014
아트선재센터 후면 외벽
아트선재 배너 프로젝트 #2: 홍영인 – 익명의 이미지
아트선재센터는 2014년도 첫 번째 배너 프로젝트로 홍영인의 <익명의 이미지(Image Unidentified)>(2008/2014)를 선보인다. 18세기 유럽의 드로잉과 16세기 신사임당(1504-1551)의 ‘초충도’를 합성한 식물 이미지를 보여주는 본 작업은, 작가가 2008년 런던 길거리에서 포스터를 붙이면서 독자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이다. 포스터는 거리에 부착되는 순간부터 일시적으로 생명이 부여되고, 누군가가 떼어내거나 가져갈 수도 있는 등 작가의 통제를 벗어난다. 홍영인은 이 작업에서 포스터가 예술 작품이라고 선언하거나, 창작자로서의 예술가의 권한을 주장하지 않는다. 대신, 이러한 작업을 통해 미술작품이나 작가의 권위, 독창성, 작품의 상업적 가치, 문화적 고유성 등에 대한 복합적인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미술 시장의 시스템에서 의도적으로 벗어나고자 시도하는 홍영인의 작업은 제도나 경제 권력에 대항하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작가의 관심은 단순히 특정한 현상이나 권력 체계에 반대하는 것보다는 일상적이지 않은 ‘지각의 경험’을 발견하는데 있다. <익명의 이미지>에서 작가는 목적이나 내용이 식별되지 않는 화사한 식물의 이미지를 서울 도처의 공공 장소에 반복적으로 개입시킴으로써 타성적인 지각방식을 불편하게 만들고 관람객에게 새로운 질문과 탐험을 유도한다.
아트선재 배너 프로젝트 <익명의 이미지>에서는 아트선재센터 건물 외벽에 대형 현수막을 게시하고, 미술관 일대 및 서울의 거리 곳곳에 동일한 이미지의 포스터를 작가가 직접 부착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아트선재센터 외벽에 공개되는 홍영인의 배너는 공공 장소에 예술을 개입시키고자 하는 ‘아트선재 배너 프로젝트’의 일환이자 불특정 장소에 익명의 이미지가 번져나가는 홍영인의 ‘포스터 프로젝트’를 알리는 예고편이다. 3월 7일부터 약 일주일간 진행되는 포스터 부착 퍼포먼스는 실시간으로 온라인 웹사이트에 소개할 예정이다.
작가소개
홍영인은 런던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파인 아트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을 포함해서 대만, 일본, 인도, 태국, 프랑스, 영국 등지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주로 장소성에 관련된 작업에 관심을 가지고, 드로잉, 소리 설치, 공간 설치, 퍼포먼스, 평면, 책 만들기 등의 다양한 매체와 방식을 이용한다. 특히, 집단적으로 일어나는 감정과 관련해서 일어나는 현상과 경험에 주목하며, 무대적 시공간을 도시 공간에 연관 짓고자 한다.
+ 아트선재 배너 프로젝트
2013년 11월부터 새롭게 시작한 ‘아트선재 배너 프로젝트’는 아트선재센터 건물의 외벽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여 대형 프린트 작업을 소개하는 프로젝트이다. 배너 프로젝트에서는 미술관 내부의 정규 전시 공간과 달리, 관람의 영역이 미술관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확장되고, 주변 환경 및 공공 장소에 예술이 개입하게 된다. 이때 일상의 공간으로 나온 예술 작품은 미술관 방문객뿐 아니라 일반 대중과 만날 수 있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미술관 주변을 오고 가는 모든 이들에게 예술을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며, 아트선재센터가 위치한 삼청동 일대의 문화 예술적 지평을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