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선재 배너 프로젝트 #1: 폴 카잔더 – 존재할 수 없는 것은 무엇
2013. 11. 11 – 2014. 03. 05
아트선재센터 후면 외벽
아트선재 배너 프로젝트 #1: 폴 카잔더 – 존재할 수 없는 것은 무엇
아트선재센터는 2013년 11월부터 아트선재센터 건물 외벽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 배너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첫 번째 배너 프로젝트에서는 캐나다 출신의 작가 폴 카잔더(Paul Kajander)의 <존재할 수 없는 것은 무엇(What Cannot Be Is What)>의 퍼포먼스 도큐먼트를 소개한다. 강원도 철원군 DMZ 접경지역에서 진행된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 2013: 보더라인》전에서 선보였던 본 작업에서, 작가는 전쟁에 대한 실험적 퍼포먼스를 한국의 초중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철원군의 역사 유적지인 얼음창고에서 진행하였다. 이번 이미지는 어린 화자들이 얼음창고의 침식된 벽에 남은 총탄 구멍을 뜻하는 종이 구멍을 통해 철원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에서 비롯된 텍스트들을 큰 소리로 말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폴 카잔더는 다중면을 가진 규정하기 힘든 미묘한 작업을 통해 전쟁, 표상, 갈등, 타자성에 관한 질문에 접근한다. <존재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은 유적지들이 품고 있는 철원의 격동적 역사를 통해 한국 근대사 전개의 여러 층을 살펴본다. 작가는 전쟁에 대한 실험적 퍼포먼스를 한국의 초·중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일제 강점기 얼음창고였던 철원군의 역사 유적지에서 진행하였다. 최종 작업은 퍼포먼스에 사용된 물품과 이를 기록한 음향, 사진 등의 결과물이 한국전쟁으로 현재는 폐역이 된 월정리역에서 전시되었다.<존재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은 전쟁의 트라우마와 관련되어 우리가 겪는 경험과 경험의 표상 사이에 무수한 레이어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얼음 창고를 가변적인 극장으로 활용해 이루어지는 퍼포먼스의 참가자들은 작가가 준비한 텍스트를 읽는다. 텍스트는 재난에 대해 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으로 경험하지 않고 전쟁의 트라우마를 재현하는 내재적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역사적, 철학적 텍스트들과 해당 지역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에서 도출된 텍스트들이다. 퍼포먼스에서 어린 화자들은 얼음창고의 침식된 벽에 남은 다양한 크기의 총탄 구멍에 대고 큰 소리로 말하며 위의 연구 내용을 전달한다. 그리고 소품으로 제공되는 커다란 얼음 덩어리와 감자 한 무더기는 창고의 과거 용도를 말해준다. ‘역사적 장소’라는 의미로 가득 찬 얼음 창고는 공연을 만들어내는 플랫폼이 된다.
– 폴 카잔더의 글에서 발췌 |
작가소개
캐나다 출신의 작가 폴 카잔더(Paul Kajander)는 현재 한국에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최근 국립 창동미술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수료했으며,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 2013: 보더라인≫에 참여했다. 솔로 레코딩 프로젝트 ‘액티브 패스(Active Pass)’로도 활동하고 있다.
+ 아트선재 배너 프로젝트
2013년 11월부터 새롭게 시작한 ‘아트선재 배너 프로젝트’는 아트선재센터 건물의 외벽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여 대형 프린트 작업을 소개하는 프로젝트이다. 배너 프로젝트에서는 미술관 내부의 정규 전시 공간과 달리, 관람의 영역이 미술관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확장되고, 주변 환경 및 공공 장소에 예술이 개입하게 된다. 이때 일상의 공간으로 나온 예술 작품은 미술관 방문객뿐 아니라 일반 대중과 만날 수 있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미술관 주변을 오고 가는 모든 이들에게 예술을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며, 아트선재센터가 위치한 삼청동 일대의 문화 예술적 지평을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