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시

아트선재 공간 프로젝트 #4: 준 양 – 패럴랙스 한옥

2016. 08. 27 –

한옥

아트선재 공간 프로젝트 #4: 준 양 – 패럴랙스 한옥

2016년 봄 리노베이션 중이던 아트선재센터는 미술관의 별관처럼 사용하던 한옥 건물을 재구성하기 위해 작가 준 양(Jun Yang)을 초청하였다. 전시나 교육 공간으로 사용되던 한옥을 카페/바로 변환시키자는 작가의 도전적인 제안은, 단지 미술관 내에 상업공간을 만들려는 것은 아니다. 카페나 바는 예술 기관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추가적인 혜택을 만들 수 있을까? 동시대 미술기관의 맥락 안에서 어떤 경제적 의미가 있을까? 이러한 질문들과 함께 작가는 <패럴랙스 한옥>을 ‘대화를 위한 공간’으로 구상하며 발전시켰다. 이곳은 만남의 장소, 휴게소이자 아트선재 프로그램을 위한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제목의 ‘패럴랙스’(parallax)는 변화를 뜻하는 그리스어 ‘parallaxis’에서 파생된 단어로서 관측 위치에 따라 물체의 위치나 방향이 변하는 차이 또는 시차를 뜻한다.

“아트선재센터에 있는 한옥이 역사적으로 내려오는 전통 한옥이 아니라 90년대에 새로 지은 건물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든다. 전통을 재해석해 만든 일종의 ‘모사’ 또는 ‘복사’인 셈이다. 이곳이 ‘가짜’ 한옥이라는 점이 이 건물의 진짜 흥미로운 점이다. 카피, 리메이크, 재해석, 차이 같은 개념들에 대한 질문들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점이 되었다. 복사를 원본의 대조어가 아니라 ‘현실의 여러 다른 버전들’로 생각해보았다. 우리는 복사를 ‘번역’ 또는 ‘같은 것을 의미하는 다른 언어의 단어들’로 생각해볼 수 있다. ‘차이’라는 개념을 염두에 두고 <패럴랙스 한옥>을 디자인하였다. 나무 무늬를 흉내 내는 리놀륨 바닥, 손으로 그린 가짜 대리석 카운터, 공간의 모습을 반영하는 듯 하면서도 왜곡시키는 금속 선반과 더불어, 한국 전통 두리반과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보통 쓰이는 플라스틱 테이블을 재해석해 섞어 놓았다. 혹은 <패럴랙스 한옥>은 나의 최근 작업인 <준 양이 준 양을 만나다(Jun Yang meets Jun Yang)>라는 한 장의 사진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사진 속의 사람들은 모두 같은 이름을 가진 원본이자 복제이며, 같은 이름의 여러 다른 버전으로 볼 수도 있다.”
—작가노트

작가소개
준 양(Jun Yang)은 비엔나, 타이페이, 요코하마를 오가며 영상, 설치, 퍼포먼스 및 공공장소에서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겸한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여러 다른 문화에서 성장한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정체성의 문제, 특히 미디어 이미지와 클리셰가 정체성의 정치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두고 작업한다. 2012년 광주 비엔날레, 2008년 타이페이 비엔날레, 2006년 리버풀 비엔날레, 2005년 제51회 베니스 비엔날레, 2002년 마니페스타 4 등에서 전시한 바 있다. 준 양은 또한 시각예술, 상업, 정치 사이의 관계와 교차점을 탐구하며 여러 요식업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독일 라이프치히 현대미술관(GfZK)의 ‘라이프치히 현대미술관 정원’(gfzk garten)과 ‘파리 신드롬(Paris Syndrom)’ 카페 겸 호텔을 개발하였고, 2008년 타이페이 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타이페이 현대미술센터(Taipei Contemporary Art Center)를 공동 설립했다. 비엔나에서 타이 양(Tie Yang), 동 응오(Dong Ngo)와 함께 2002년에는 레스토랑-바 라미엔(ra’mien)을, 2012년에는 라미엔 고(ra’mien go) 체인을 공동 창립했다. 최근에는 독일의 출판사 조비스(Jovis)와 함께 『모노그래프 프로젝트』를 출간하였다. 총 6권으로 구성되는 『모노그래프 프로젝트』 중 3권을 2015년 발표했다.

아트선재 공간 프로젝트
아트선재센터는 미술관 공간 곳곳을 예술적 개입으로 변모시키는 공간 프로젝트를 2014년부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미술관 공공 공간에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는 건축의 가능성뿐만 아니라 미술과 건축의 상호관계성을 탐구할 것이다. 그 첫 프로젝트로 건축가 최춘웅을 초대하여 미술관 1층 라운지 공간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출구전략>을 선보였고, 두 번째로는 독일 건축가 마르쿠스 미이센이 미술관 입구에 장소특정적 구조물을 만드는 <담론적 사우나>를 진행했다. 2015년에는 니콜라우스 히르쉬를 초청해 미술관 공간의 활용 및 미술관의 역할에 대해 고찰하는 프로젝트를 이어나갔다.

기간
2016. 08. 27 -
장소
한옥
참여작가
준 양
주관
아트선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