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시

메이드 인 아메리카: 1970년대 이후 미국 현대미술

2006. 4. 26. – 7. 1.

아트선재센터

메이드 인 아메리카: 1970년대 이후 미국 현대미술

2차대전 이후 급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현대미술은 유럽의 영향에서 벗어나 추상표현주의라는 새로운 양식으로 세계 화단의 큰 주목을 받았다. 또한 의욕에 넘치는 다수의 작가들은 숨가쁘게 변화하는 현대미술에 맞서 끊임없는 도전으로 새로운 미술의 중심이 차츰 미국으로 건너오게 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전은 미국현대미술의 흐름을 추상표현주의에서 팝아트를 거쳐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기까지 장르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별하여 미국 미술의 단면을 살펴 볼 수 있도록 마련된 전시이다. 특히 전시의 내용물을 회화에만 국한하지 않고 공예와 사진을 함께 배치하여 보다 생생한 느낌을 전달하도록 하였다. 또한 ‘메이드 인 아메리카’는 생활 속에 깊이 파고든 미디어와 테크놀로지가 대량생산과 소비를 거쳐 만들어낸 눈부시게 반짝이는 미국적 삶의 한 단면이자 동시에 끝없이 재생산되고 소모되어버리는 화려한 대중문화의 이면에 가려진 그늘진 풍경이기도 하다.

Painting
현대 미술의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던 추상표현주의의 대표작가 샘 프란시스(Sam Francis)의 70년대 후반의 작품에서부터 폭발적인 에너지로 현대미술의 다양한 비전을 제시했던 로버트 라우센버그(Robert Rauschenberg)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대중적 이미지의 다양한 양상들을 작업의 주제로 끌어들인 로이 리히텐쉬타인(Roy Lichtenstein), 제임스 로젠퀴스트(James Rosenquist), 탐 웨슬만(Tom Wesselmann) 등과 같은 미국 팝아트의 대표 작가들과 팝아트의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표현주의적 색채를 강하게 띠는 짐 다인(Jim Dine), 낸시 그레이브(Nancy Graves)의 작품들도 함께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미국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 작가이자 접시 그림으로 잘 알려진 쥴리앙 슈나벨(Julian Schnabel)의 ‘플레이트 페인팅’ 작품을 비롯하여 이분법적으로 분할된 화면에 차용된 이미지 상호간의 충돌을 유도하는 데이비드 살레(David Salle) 등 대형 회화 작품이 전시되어 미국 현대회화의 큰 흐름을 살필 수 있도록 하였다.

Photography
미국의 대표적 여류사진가 낸 골딘(Nan Goldin)의 사진은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기록이자 증언이다. 그녀의 사진은 미국이라는 화려한 사회 이면에 깊숙이 은폐된 존재와 그들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고도 과감하게 드러낸다.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일기장을 펼치듯 보여주기도 하고 게이, 레즈비언, 마약중독자, 에이즈 환자와 같은 산업화의 이면에 소외된 언더 문화의 상징적 존재들의 이야기들을 미화하거나 과장하지 않은 스냅사진으로 제시한다.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오브제들을 생생한 색채와 함께 현장감 있게 연출한 후, 그 장면을 사진으로 담는 샌디 스코글런드(Sandy Skoglund)는 현실 세계를 통해 다른 세계를 만나는 몽환적인 느낌을 사진이라는 역설적인 매체를 사용하여 표현하고 있다.

Glass
전시장에 보석처럼 빛나는 데일 치후리(Dale Chihuly)의 유리 작품은 그가 창안한 독창적인 유리 불기 기법으로 탄생한 작품들이다. 이탈리아에서 유리공예 기법을 익히고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소규모 공예작품 제작의 전통에서 벗어나 강렬한 색상과 다양한 형태의 작품 제작에 매진하여 환경과 설치 미술로 작업 영역을 확장한 작가이다. 한없는 인내심이 요구되는 투트 진스키(Toots Zynsky)의 작품들은 무수한 유리 섬유들을 감각적으로 석고 지지대 위에 올리면서 명암과 색조를 조절한 후, 가마에서 고열을 가해 유리섬유들이 성형 틀을 따라 유연하게 휘게 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제작된다. 섬세한 손끝으로 만들어진 타피스트리 작품처럼 유리 섬유를 겹겹이 쌓아올린 작품들은 조명을 받으면 마치 내부에서 빛을 발하는 것처럼 잔잔한 실루엣을 만들어낸다.

기간
2006. 4. 26. – 7. 1.
장소
아트선재센터
참여작가
낸 골딘, 낸시 그레이브, 데이비드 살레, 데일 치후리, 로버트 라우센버그, 로이 리히텐쉬타인, 샌디 스코글런드, 샘 프란시스, 제임스 로젠퀴스트, 쥴리앙 슈나벨, 짐 다인, 탐 웨슬만, 투트 진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