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이 전시는 김주원, 비요른 브라운, 마논 드 보어, 우르술라 비에만 & 파울로 타바레스, 쉬 탄, 유 아라키, 임동식 & 우평남, 파트타임스위트 등 국내외 8팀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오늘날 대두되고 있는 인간과 자연 간 공존의 문제를 포함하여, 서로 다른 삶의 방식과 정체성을 가진 타인들이 세계 안에 함께 존재하고 관계 맺는 방식들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불화의 이미지들이 넘치고 오염으로 숨쉬기 어려운 환경이 된 지금, 전시는 삶의 전제 조건으로서 공존에 대해 생각하기 위해 공감과 생태적 사고를 중심으로 끌어온다. ‘공감’은 대상과 자신 사이의 다름을 인식하면서도 서로 간의 심리적인 동일성을 경험하고자 하는 시도이자, 어떤 상황 속에서 타인이 지닌 생각을 상징상의 입장 교환을 통하여 따르는 것을 의미한다. 공감을 강요하거나, 그 필요성을 역설하기 이전에 공감의 형식은 어떻게 시각화 될 수 있으며, 작업은 이를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는 생태적 사고의 토대가 되는 질문이다. ‘생태’는 일차적으로 자연을 연상시키나, ‘생태적 사고’는 자연 보호를 역설하거나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서는 공존에 대한 고찰이다. 급격한 대기오염과 피부로 느껴지는 기후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다양한 타자화의 체계에서 기인한다. 생태적 사고는 학문의 경계와 반식민, 페미니즘, 반 자본주의의 공간과 만나며 국가와 종을 넘어선 우리를 둘러싼 ‘환경’ 속 다양한 관계들에 대한 확장적 생각을 포괄한다.

전시는 이처럼 넓은 생태적 사고의 자장(磁場) 안에서 대칭적인 입장 교환을 통한 공감의 형식을 지닌 작업을 소개한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있어 인간 중심 구도의 위상 전환을 제시하며,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함께 있는 것’의 상황을 그리며, 그 기쁨과 이면을 함께 바라본다. 전시는 생태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미시적인 관계 안에서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제안하면서, 고립의 섬이 아닌 공존의 군도를 상상한다.

 
● 오프닝 리셉션: 2019. 5. 16, 6pm (무료 입장)
● 참여작가: 김주원, 마논 드 보어, 비요른 브라운, 쉬 탄, 우르술라 비에만 & 파울로 타바레스, 유 아라키, 임동식 & 우평남, 파트타임스위트
 

● 전시 연계 프로그램 안내
아래 강연 일정을 참고하시어 신청 바랍니다.
*모든 연계 프로그램이 종료되었습니다.

#아티스트 토크

유 아라키

○일시: 2019년 5월 17일 (금) 오후 3시

○프로그램 소개
유 아라키는 도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영화 제작자로, 아티스트 토크에서는 그의 최근 작업들을 공존이라는 렌즈를 통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그에게 공존의 문제는 그의 프로젝트를 발전시키는 데에 깊은 영향을 준 이중 문화에서의 성장 배경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번 토크에서는 작가의 기존 작품들을 스크리닝으로 소개합니다.
 
파트타임스위트

○일시: 2019년 6월 15일 (토) 오후 3시
○패널: 윤원화(시각문화 연구자)
 
김주원

○일시: 2019년 6월 29일 (토) 오후 3시
○패널: 김신재(기획자)
 
임동식 & 우평남

○일시: 2019년 7월 6일 (토) 오후 3시
○패널: 류철하(이응노미술관장)
 
 
#전시연계 강연
 
생태미학과 동시대의 예술 실천

○일시: 2019년 6월 1일 (토) 오후 3시

○강연자: 유현주(미학자, 생태미학예술연구소 소장)
유현주는 홍익대 미학과에서 예술에서의 재료와 기술 문제를 연구하던 중, 2012년 생태미학자 사샤 카간의 책를 접한다. 이후 생태미학을 깊이 연구하면서 ‘생태미학예술연구소’(2013)를 창립하였다. 2013년부터 생태미학을 시각화하고 공론화하는 전시 <지속가능한 도시-꽃>(I-IV)시리즈를 매년 기획해 왔으며, ‘기후변화’를 다룬 <화성에서 온 메시지>(2017, 한국화학연구원 주관 및 후원)를 기획하였다.

○강연 소개
생태미학은 공존과 지속가능한 삶을 사유하도록 하는 생태학적 사유와 지구를 하나의 생명시스템으로 간주하는 시스템이론에서 출발합니다. 이에 따르면 생명체는 외부환경과 서로 대항하며 자기조직화를 통해 진화와 출현을 거듭해왔습니다. 우리는 오늘날 동시대 예술에서도 환경을 지속불가능하게 만드는 인간중심주의적 기술합리성 사회에 대한 반성, 비판 및 문화 환경적 개입을 시도하고자 하는 생태예술들의 자기조직화 현상을 보게 됩니다. 본 강연에서는 기존의 제도예술의 범주를 넘어서는 다양한 예술실천의 예를 살펴보면서 동시대 예술에 요청되는 바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공존을 위한 현대인의 덕목: 생태적 감수성

○일시: 2019년 6월 22일 (토) 오후 3시

○강연자: 김산하(야생영장류학자,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김산하는 서울대학교에서 동물자원과학과 학사와 생명과학부 석,박사를 졸업하였다. 인도네시아 자바 구눙할리문 국립공원에서 야생 자바 긴팔원숭이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한국 최초 야생 영장류학자로 영국 크랜필드 대학교 디자인센터,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연구소 연구원을 지낸 바 있으며, 제인구달의 뿌리와 새싹 활동 한국지부장을 역임, 현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스톱 시리즈 1-9권>, <제돌이의 마지막 공연>, <비숲>, <야생학교>등이 있다.

○강연 소개
생태계란 이미 공존을 전제로 한 개념으로, 그저 같이 존재한다는 정도의 공존이 아니라 매우 복잡하고 긴밀하게 얽히고 설킨 채 서로가 서로에게 완전히 의존한다는 의미에서의 공존을 말합니다. 생명의 기본적 양태가 공존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간이 콕 집어 마치 특수현상처럼 명명하는 것은 지구 역사에서 유래가 없는 단일종 생태계가 가능한 것처럼 기만하는 자세로 문명을 가꾸어 온 것과 같습니다. 지금처럼 그 어느 때보다 공존의 철학과 미학이 절실한 시대에는 이미 세상을 우점해버린 인류 세계의 관성과 한계를 뛰어넘는 진정한 공존의 시도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본 강연에서는 현대인에게 권유되는 생태적 감수성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