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도 소리 풍경, 평화를 위한 연주
2017. 11. 17. – 12. 3.
아트선재센터 한옥
교동도 소리 풍경, 평화를 위한 연주
아트선재센터는 2017년 11월 17일부터 12월 3일 까지 아트선재센터 한옥에서 《교동도 소리 풍경, 평화를 위한 연주》를 개최한다.
지난 여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학생들이 사운드아티스트 권병준 작가와 함께 교동도를 찾았다. 섬 전체가 민간인 통제구역인, 한강하구 중립지역의 외딴 섬 교동도. 서울대학교 통일기반구축사업의 지원을 받아 기획된 이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은 작가의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전문적인 녹음기를 사용해 보고 소리를 직접 채집하여 교동도의 잃어버린 과거와 평화로워 보이는 듯한 현재를 소리로 담아냈다. 그렇게 완성한 교동도의 소리풍경을 서울의 도심에서 풀어놓는다.
교동도는 한강하구 중립지역의 군사분계선 바로 아래에 위치한 섬으로, 섬 전체가 민간인 통제구역 내에 있다. 북한과는 불과 4km남짓 떨어져 있어 높은 곳에 올라가면 바다 건너 북한의 연백평야가 보일 정도다. 한국전쟁 중에는 황해도 피난민들이 대거 내려와 평생을 고향을 그리워하며 살았던 삶의 터전이었다. 정전 64주년을 맞은 지금, 교동도는 평화의 섬이라 불리며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교동도의 바다는 여전히 철책선 너머의 갈 수 없는 영역이고, 북한을 향한 경고방송이 문득문득 들리는 살벌한 군사접경지역이다.
학생들은 눈을 감고,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자 전쟁과 분단으로 망각되길 강요당했던 역사가 들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평화를 갈구하는 자연과 인간의 애처로움이 들렸다. 그렇게 학생들은 잊고 살았던 우리나라 분단의 현실을 깨닫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새삼스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것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작은 씨앗이 되길 바라면서.
그 깨달음과 바람을 담아, 교동도에서 녹음한 소리들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교동도를 휘감고 있는 중립지역의 바다는 가장 중요한 소리풍경이라고 생각했다. 무력이 금지된 이 바다는 남과 북의 평화로운 만남이 실현되는 미래의 어느 날들을 기대해보게 한다. 또, 갈 수 없는 북쪽의 고향땅과 그곳에 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는 마음을 실어 날라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바다의 소리, 즉 물의 소리는 학생들이 만든 새로운 소리풍경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주인공이다.
이야기는 먼저, 그곳의 풍경과 사람들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는 소리들로 시작한다. 교동도가 겪어야 했던 아픔의 역사를 표현하기 위해 섬 곳곳에서 녹음한 여러 소리들을 모아 전쟁과 분단의 긴장감, 공포감을 암유해보기도 했다. 그런 한편, 해맑은 아이들의 소리와 어느 가객의 잔잔한 노래, 시장상인의 유머섞인 멘트들은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게 한다. 그것은 곧 화합과 평화에 대한 희망의 전초와 같다. 망향대를 찾은 어르신들의 말소리 뒤로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소리가 희미하게 울려 퍼지면, 감상자들도 비로소 같은 소망을 마음 속에 품을 수 있을 것이라 바래본다.
작가소개
권병준(b.1971)
권병준은 소리와 관련한 하드웨어 연구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새로운 악기, 무대장치를 개발, 활용하여 극적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음악, 연극, 미술을 아우르는 뉴미디어 퍼포먼스를 기획 연출하고 있다. 현재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 예술공학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김근채(b.1985)
김근채은 2004년부터 기계공학을 전공하며 밴드와 라이브엔지니어 레코딩 엔지니어로서 영역을 확장시켜 나갔다. 현재 레코딩 엔지니어로서 활동하며 소리의 독립에 대한 실험을 이어나가고 있다.
장준호(b.1987)
장준호는 2010년부터 싱어송라이터로 음악 경력을 시작해 5개의 음반을 발표했다. 2015년부터는 음악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 영역을 넓혀 가고 있으며, 현재 레코딩 엔지니어와 음악 프로듀서로 활동중이다.
기획총괄 : 조경진, 김지나
녹음총괄 : 이인제
영상편집 : 이예린
녹음참여: 양시웅, 유예슬, 이윤아, 임범택, 정지원, 조한솔
사운드맵: 신혜인
도움주신 분들: 김영애, 방형길, 성국모, 이창호, 한영선, 금화보살, 지석초등학교 학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