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션

 2/3 사회

안규철(1955- )

2/3 사회

<2/3 사회>(1991)는 남성용 가죽 구두 세 켤레를 앞뒤로 이어 붙여 2열의 형태로 만든 작품이다. 세 켤레의 구두는 앞에 있는 구두의 뒷굽이 뒤에 있는 구두의 앞굽을 누르는 형태로 연결되어 있다. 이 작품은 1995년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최된《싹》(1995. 5. 19. – 8. 20.)에서 <안경>(1991), <단결, 권력, 자유>(1992) 등과 함께 전시되었다. <안경>(1991)은 다섯 개의 안경 렌즈를, <단결, 권력, 자유>(1992)는 세 개의 코트를 이어 붙였다. 이와 같은 형태는 관람자로 하여금 익숙한 사물을 낯설게 인식 하도록 만든다. 작가는 이 작품들과 관련하여 사회를 이루는 최소 단위로 ‘셋’이라는 숫자를 상정했었던 것 같다고 회고하였다. 세 개 이상 이어진 사물들은 사회 속 개인들의 갈등, 충돌, 모순을 이야기한다. 작가가 일상의 사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독일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작업을 하면서부터였다. 그는 독일에서의 관람객에게도 의미가 있을 만한 작업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의자, 책상 등 어디에서나 존재하며 누구에게나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은 사물에 관심을 갖고 작품의 소재로 다루기 시작했다고 말한 바 있다. (글: 김현미)

안규철(1955- )

안규철은 서울 출생으로 사물과 언어를 통해 세계의 역설을 질문한다. 그의 작업은 생각하고, 쓰고, 이를 사물로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만들어진다. 1980년부터 1987년까지 중앙일보 『계간미술』 기자로 재직하였다. 1985년 민중미술 운동을 주도한 미술 동인 ‘현실과 발언’에 참여하여, 1987년까지 활동했다. 1997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교수로 재직했다. 개인전으로는 《사소한 사건》(선재미술관, 1999), 《49개의 방》(로댕갤러리, 2004), 《모든 것이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하이트컬렉션, 2014),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국립현대미술관, 2015), 《당신만을 위한 말》(국제갤러리, 2017),《안규철의 질문들 – 지평선이 없는 풍경》(스페이스 이수, 2024) 등이 있다. 저서로는 『그 남자의 가방』(현대문학, 2004), 『모든 것이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워크룸프레스, 2014), 『안규철의 질문들』(워크룸프레스, 2024) 등이 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아라리오갤러리, 아모레퍼시픽미술관등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