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션

재구성

플로리안 헤커(1975-)

재구성

<재구성(Reformulation)>(2014)은 전자음과 합성음(synthesis sound, 여러 가지 주파수를 전기적인 방법으로 합성하여 만들어진 소리)으로 이루어진 사운드 설치 작업이다. 2014년 아트선재센터와 강원도 철원 DMZ 접경 지역에서 열린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 2014》(2014.8.31.-9.27)의 일환으로 철원군의 양지리 주민대피소에서 처음 선보였다. 사운드 아티스트 플로리안 헤커는 2014년 당시 양지리에 신축된 주민대피소 천장에 세 개의 스피커를 설치하고, 거기서 흘러나오는 전자음과 합성음의 사운드로 보이지는 않지만, 실재하는 DMZ의 경계선을 암시하는 작업을 했다. 대각선 방향으로 설치된 스피커들을 통해 소리가 울려 퍼지는 공간은 밀실 공포증을 느끼게 할 정도로 폐쇄성을 강조하며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우주를 형성했다. 이 공간에서는 사물성의 조건들이 멈추고, 오브제들이 동일한 순간에 다양한 공간에 존재할 수 있으며, 경험이 서로 엇갈리거나, 합쳐지거나, 분열된다. 따라서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장소특정적’이라기보다는 ‘공간특정적’이라고 한다. 헤커는 음향심리학적 연구를 통해 같은 장소에서 듣는 같은 소리일지라도 듣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인지할 수 있다는 가설을 따르며 음향심리학과 언어학에 기반하여 소리에 대한 인지학적 가설을 실험한다. 그의 작업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삼신일체(三神一體)의 신령스러운 동물인 ‘키마이라(Chimaera)’에서 모티프를 가져와 ‘키머리제이션(Chimerization)’이라는 방법론을 시도한다. <재구성>은 전자음과 합성음을 재구성한 소리를 다시 공간 안에서 재배치함으로써 남과 북의 대치 상황과 보이지 않는 경계를 심리적으로 지각하도록 유도하고 관람객의 감각과 지각을 확장하는 새로운 청취 경험을 선사한다.

플로리안 헤커(1975-)

플로리안 헤커(Florian Hecker)는 합성 사운드, 청취 프로세스, 청중의 청각적 경험을 기반으로 작업한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출생으로 뮌헨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대학교에서 전산언어학과 심리언어학을 공부하고, 빈 미술 아카데미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최근의 주요 전시 및 공연으로는 《TEMPLEXTURES》(갤러리 노이, 2022), 《FAVN》(레드캣, 2022), 《텍스처, 수평과 수직 교차로서의 포뮬레이션스(Formulations As Texture, horizontal and vertical crossings》(시미안, 2022), 《리신서사이저스(Resynthesizers)》(피츠패트릭-릴랜드 하우스, 2021), 《시놉시스/시어리에이션(Synopsis/Seriation)》(콜로라도 대학교 볼더 캠퍼스 CU 미술관, 2018), 《환각, 관점, 합성(Halluzination, Perspektive, Synthese)》(쿤스트할레 빈, 2018), 《포뮬레이션스(Formulations)》(프랑크푸르트 현대미술관, 2017), 《기계 합성을 위한 스크립트(A Script for Machine Synthesis)》(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 2015), 퍼포머 13(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2013), 도큐멘타(13)(2012), 《누보 페스티벌》(퐁피두센터, 2012) 등이 있다. 그의 음반으로는 <신 애즈 텍스트(Syn As Text), AC>(에타트, 2021), <시놉시스 시어리에이션(Synopsis Seriation)>(에디션 메고, 2021), <스태티스티크 신테티크(Statistique Synthétique)>(GRM 포트레이트, 2020), <인스펙션 II(nspection II)>(에디션 메고 & 어반노믹 팔머스, 2019), <기계 합성을 위한 스크립트(A Script for Machine Synthesis)>(에디션 메고, 2017) 등이 있다. 2024년부터 AdBK 뮌헨 미술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