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션
아줌마
오형근 Heinkuhn Oh(1963- )
아줌마
20점의 <아줌마> 연작은 1999년 당시, 한국 사회에서의 중년 여성의 위치와 의미를 환기시킨 작품이었다. 작가는 누군가의 아내나 어머니로 일상에서는 항시 존재했지만, 사회적으로는 부재했던 당시 중년 여성들의 모습을 다큐멘터리와 허구라는 두 축으로 드러낸다. 그가 구사한 강렬한 조명은 어두운 배경과 대비해 중년 여성들의 두터운 화장과 의상, 장신구들을 부각시키며, 당시 ‘아저씨들의 나라’에서 느꼈던 아줌마들의 고립감과 격리감을 도드라지게 드러낸다. 때문에 여성성의 노골적인 대상화와 비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역설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스스로 찾아가고자 했던 중년 여성에게 사회적 정체성의 의미를 일깨우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아트선재센터에서의 《아줌마》(1999.03.13-05.02)는 오형근이 2년 이상 진행해 온 <아줌마> 연작을 소개한 전시였다. 오형근은 일상적으로는 존재하지만 사회적으로는 부재하는 아줌마의 초상을 통해서 그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불안감과 정서적인 흔들림을 담아냈다. 사진에 담긴 인물들을 모두 그의 카메라를 의식하며 마치 일반적인 초상사진이나 기념사진에서처럼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오형근의 사진은 대낮에도 강한 플래쉬 인공광을 사용하여 인물을 배경으로부터 격리하고 고립시켜 감상자의 시점을 주관적으로 제한하는 등 주관적인 관점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개인적 다큐멘터리(personal documentary)’에 근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트선재센터는 사진가 오형근의 아줌마에서 출발한 한국 사회의 징후적 계층과 대상에 대한 인류학적 탐구를 같이 해왔다. 여성에 대한 연구 시리즈인, <소녀연기>, <화장소녀> 등에서 부터, 규율과 폭력에 대한 탐구로서 <광주 이야기>, <중간인> 등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의 발전과 변화의 과정 속에서 드러나고 형성되는 한국인들의 상태에 대한 작가의 이러한 연구의 과정은 아트선재센터가 지속적으로 연구해왔던 근대성과 동시대성의 현재와 맞닿아 있다.
오형근 Heinkuhn Oh(1963- )
오형근은 거리에서 사회적 풍경(Social Landscape)을 담아내는 다큐멘터리 작가로 시작해, 한국 사회의 특정 인물 군의 유형을 보여주는 초상 작업을 해오고 있다. 《아줌마》(아트선재센터, 1999), 《소녀연기(少女演技)》(일민 미술관, 2003), 《소녀들의 화장법》(국제 갤러리, 2008), 《중간인》(아트선재센터, 2012), 《왼쪽 얼굴》(아트선재센터, 2022), 등의 전시를 통해, 한국 사회의 특정 인물군이 느끼는 정체성의 흔들림을 포착하고 그들 내면의 불안을 집단의 초상으로 드러내는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