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션

아이스크림 고지

아르나우트 믹(1962-)

아이스크림 고지

<아이스크림 고지(Ice Cream Hill)>(2014-2015)는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REAL DMZ PROJECT)’의 커미션으로 제작되어 2015년 아르나우트 믹의 개인전 《평행성(Parallelities)》(2015.8.29-11.29)에서 처음 선보인 2채널 비디오 설치 작품이다. 2012년 한국을 방문한 작가는 DMZ 안보관광 때 접한 ‘아이스크림 고지’의 유래에 착안하여 작품을 구상했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강원도 철원 DMZ 접경 지역에 있는 ‘삽슬봉’은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실제 격전지 가운데 하나로 수많은 폭격을 당해 아이스크림이 녹아 흘러내린 것처럼 보여서 ‘아이스크림 고지’라고 불렸다고 한다. 영상은 젊은이들의 즐거운 소풍 장면으로 시작하여 등장인물 중 하나가 군복을 입고, 이어서 일부 무리가 군인이 된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심각한 분위기로 전환된다. 유치해 보이던 놀이는 점차 폭력적으로 변해 가고, 서로 위계 없이 어울리던 젊은이들이 가해자와 피해자 혹은 권력자와 비권력자로 나뉘면서 긴장감은 고조된다. 이러한 젊은이들의 장면은 한국전쟁을 연상시키는 장면들과 나란히 상영되고, 또 이들 바로 옆에 있는 실제 군 초소와 군인들의 모습이 드러나기도 한다. ‘아이스크림 고지’라는 이름이 귀엽고 달콤한 이미지와 처참한 전쟁의 실상을 대비하여 역설적 상황을 나타내듯이, 영상은 민간인 연기자와 진짜 군인, 놀이와 전쟁, 현실과 비현실, 과거와 현재, 질서와 무질서, 평온과 불안 등의 상반되면서도 서로 연결된 평행한 상황과 경계를 대치하거나 넘나들면서 남과 북의 이념적 갈등 상황을 투영한다. <아이스크림 고지>는 한국의 젊은 세대가 겪게 되는 군대라는 시스템과 한국전쟁의 트라우마를 조명하고 주어진 사회적 시스템에 순응하거나 갈등하는 개인과 집단의 사회심리적 현상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도록 한다.

아르나우트 믹(1962-)

아르나우트 믹은 네덜란드 흐로닝언에서 태어나 암스테르담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아카데미 미네르바와 아틀리에 ’63에서 공부했다. 영화, 퍼포먼스, 조각, 건축을 넘나드는 그의 영상 설치 작업은 집단행동의 형성과 변형에 주목하며 동시대의 사회, 심리적 현실을 반영한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아르나우트 믹》(뉴욕 현대미술관, 2009), 《커뮤니타스》(폴크방 미술관, 주드폼 국립 미술관, 2011), 《아르나우트 믹: 커뮤니타스》(암스테르담 스테델릭 미술관, 2013), 《글로벌 플레이어즈》(세계문화의 집, 2013), 《카드보드 월즈》(BAK, 2014), 《평행성》(아트선재센터, 2015), 《아르나우트 믹》(쉬른 쿤스트할레 미술관, 2022) 등이 있다. 2007년 제52회 베니스 비엔날레 네덜란드관 대표 작가로 참여했으며 상파울로 비엔날레(2010), 제9회 상하이 비엔날레(2012), 《포토그라피 토탈―프랑크푸르트 현대미술관 컬렉션》(프랑크푸르트 현대미술관, 2012), 《국경 횡단》(오덴세 브란츠 미술관, 2012), 아이치 트리엔날레(2013), 《색깔 보여주기―무엇이 미술을 만드는가》(마르타 헤르포르트, 2013),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확률》(베를린 카를리어 게바우어 갤러리, 2013), 《파라소피아: 교토 현대문화 국제페스티벌 2015》(교토시 미술관, 2015), 제12회 광주비엔날레(2018), 《체크포인트: 한국에서 바라본 국경》(볼프스부르크 현대미술관, 2022), 《트와일라잇 랜드》(말뫼 현대미술관, 2022)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닥터 A.H. 하이네켄 미술상(2002)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