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션

상록타워

정연두(1969–)

상록타워

<상록타워(Evergreen Tower)>(2001)는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에 있는 ‘상록타워’라는 아파트에서 촬영한 32가구의 가족사진을 32장의 슬라이드로 보여주는 작업이다. ‘가족사진을 무료로 찍어드립니다’라는 전단지를 통해 ‘상록타워’에 사는 세대들에게 촬영 동의를 얻은 작가는 똑같은 구조로 이루어진 30평대 아파트의 거실에서 32가정의 가족사진을 촬영했다. 주로 TV와 소파, 장식장으로 구성된 거실을 배경으로 동일한 앵글로 담긴 32장의 가족사진은 슬라이드 프로젝션을 통해 차례로 나타났다 사라지면서 동일한 구조의 공간이지만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가족들의 모습을 중첩한다. 대도시에서 아파트라는 주거 공간이 보편화되면서 우리는 서로 비슷한 생활 공간에서 살게 되었고, 물리적으로는 가까우면서도 정작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한 채 지내게 되었다. 도시 생활 속 잘 알지 못하던 우리의 이웃에 대한 호기심에서 착안한 <상록타워>는 담담한 시선으로 촬영된 친숙한 형태의 가족사진임에도 서로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두드러지면서 동시대 한국 사회의 주거 환경과 가족 형태라는 시대적 생활상과 이상적 이미지를 드러낸다. 정연두 작가는 현대인의 평범한 일상에서 발견한 이미지와 이야기를 작업으로 풀어나가며, 그 안에 담긴 현실과 이미지, 실재와 환영, 개인과 사회를 탐구하는 작업을 한다. <상록타워>에서 작가는 작품의 주인공인 32가구 가족들과의 소통과 협업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 삶과 이상, 희망과 꿈 그리고 우리 사회의 시대상을 포착한다. <상록타워>는 《5: 아트선재 소장품》(2003.11.22–2004.2.1)전과 아트선재센터 리모델링 기간에 ‘오프사이트’에서 열린 《오프사이트 아트선재》(2016) 그리고 작가의 영상 작품을 3일에 걸쳐 상영한 《2017 정연두 마라톤 상영회 & 아티스트 토크》(2017.4.20–4.22)에서 소개되었다.

정연두(1969–)

정연두는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사진, 영상, 설치 등 미디어 작업에 주력한다. 서울대학교 조소과와 골드스미스 대학교 미술 석사를 졸업했고, 현재 서울에서 활동 중이다. 주로 현대인의 일상에서 작업의 소재를 발견하고 보이지 않는 이야기들과 거기서 파생되는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하는 작업을 한다. 작업 과정에서 타인과 만나 대화하고 협업하면서 예술과 삶, 예술의 주체와 객체 사이를 넘나드는 문지방을 만들고자 한다. 최근의 주요 개인전으로는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국제갤러리 부산, 2025), 《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정연두 백년 여행기》(국립현대미술관, 2023), 《오감도》(울산시립미술관, 2022), 《정연두: 비하인드 더 씬즈》(노턴 미술관, 2017), 《드림 카페》(아트선재센터, 2017), 《여기와 저기 사이(d’Ici et d’Ailleurs)》(발드마른 현대미술관(MAC VAL), 2015), 《지상의 길처럼(Just Like the Road across the Earth)》(아트 타워 미토, 2014), 《무겁거나, 혹은 가볍거나》(플라토 미술관, 2014), 《원더랜드》(K11 아트 스페이스, 2013), 퍼포마 09(2009) 등이 있다.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2025),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기념전(2024), 광주비엔날레(2021),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2016) 등의 국제전에 참여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2007년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었고,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