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션
미스테리우스, 큐리우사
구정아(1967-)
미스테리우스, 큐리우사
<미스테리우스(MYSTERIOUSSS)>와 <큐리우사(CURIOUSSSA)>는 2017년에 제작된 두 편의 소리 없는 흑백 3D 애니메이션 영상이다. 구정아는 작가로서 자신의 세계관이 ‘큐리우사(CURIOUSSSA, 호기심)’, ‘미스테리우스(MYSTERIOUSSS, 미궁)’, ‘마그네토스피리우스(MAGNETOSPHERIOUSSS, 상호작용)’라는 세 가지 성격을 지닌다고 정의하고, 각 성격에 해당하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였다. <미스테리우스>와 <큐리우사> 두 영상에는 모두 각 특성을 의인화한 듯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두 영상의 인물들은 모두 몸에 비해 머리와 손발이 크고, 팔다리는 가늘며 옷을 입지 않은 모습이다. <미스테리우스>의 인물은 가로로 길게 찢어진 눈을 깜빡이며 주위를 둘러보다가 위로 뛰어올라 공중에서 두 팔을 펼치고 한 손에 하나씩 가위바위보의 동작을 번갈아 가며 취한다. <큐리우사>의 인물은 몸 전체에 짙은 색 동그란 점이 빼곡하다는 특징이 있다. 처음에 어둠 속을 걸어 다니던 인물 주위로 환한 빛 덩어리들이 떠다니기 시작하며 화면을 가득 채우자 인물의 두 눈에서도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온다. 두 영상의 제목에 공통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우스(OUSSS)’는 작가가 1998년부터 작업에 사용해 온 표현으로, 의미가 고정되어 있지 않아 모호하지만 동시에 단어, 접미사, 인물, 장소 등으로 작업의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무한히 변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 두 작품은 2017년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최되었던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인 《구정아: 아정구》에서 커다란 LED 스크린으로 소개되었다. (글: 정해린)
구정아(1967-)
구정아는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여러 장소에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작가는 1990년대 초부터 일상의 공간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현실 너머의 평행 세계를 상상해 왔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서 발생하는 우연적인 만남을 중요시한다. 따라서 작업의 결과물 역시 작품이 위치하는 공간, 상황, 그리고 관람자와 상호작용하는 유동적인 형태로 자주 제시된다. 작가의 이러한 작업 경향은 특히 장소특정적 작업에서 두드러진다. 평범한 방 내부에 각설탕, 담배, 종이 조각과 같은 흔한 재료들을 숨바꼭질하듯 구석마다 숨겨두었던 설치 작업부터 공공 공간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스케이트 파크 연작까지 작가는 작업의 재료나 매체를 가리지 않는다. 구정아는 냄새를 사용해 관람자의 지각을 자극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16년 《오도라마(ODORAMA)》(아트 나이트 런던, 2016) 전시에서 작가는 더 이상 쓰이지 않는 런던의 지하철역을 침향으로 채웠다. 이와 유사하게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오도라마 시티(ODORAMA CITIES)》(베니스비엔날레, 2024)에서는 조향사와 협업해 한국을 나타내는 향기를 제작한 뒤 전시장에 가득 퍼지게 했다. 구정아는 《EHM》(말뫼미술관, 2024), 《공중부양》(PKM갤러리, 2023) 등 세계 각지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또한 독일지겐현대미술관(2022), 부산비엔날레(2020), 서펜타인갤러리(2020), 아일랜드현대미술관(2017) 등에서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아트선재센터에서는 2017년 개인전《구정아: 아정구》(2017. 8. 26. – 10. 22.)를 선보였으며, 2002년 전시 《레스 오디너리(Less Ordinary)》(2002. 4. 27. – 6. 23.)에도 참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