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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제조 #1 내부 / 외부), 청사진 및 조감도 연작, 무제

김범(1963-)

무제(제조 #1 내부 / 외부), 청사진 및 조감도 연작, 무제

<무제(제조 #1 내부/외부)>(2002)는 사자의 형상을 내부와 외부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내부는 일상적 사물들이 얽혀 내장처럼 보이고, 외부는 조립되지 않은 가죽, 갈기, 꼬리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외부는 사자의 형상과 분리되어 벽에 따로 걸쳐져 있어 완성되지 않은 사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김범은 이 작품을 통해 일상적 경험과 제한된 시각 속에서 사람들의 인식이 얼마나 불완전하고 관념적인지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2002년 경주 아트선재 《예기치 않은 형상》 전에서 처음 공개되었으며, 이후 《5: 아트선재 소장품》(2003.11.22.–2004. 2. 1.)전에서도 전시되었다. 김범의 시각적 상상력을 보여주는 연작 <청사진 및 조감도>(2002)는 상상 속 기계와 구조물을 구체적인 설계도 형식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청사진은 내부 기능을, 조감도는 외형을 보여주며, 실제로 존재할 수 없는 상상의 구조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연작은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가상의 건축물과 기계 구조를 나타내며, 청사진 속 단순하게 그려진 인물들은 도구처럼 전락해 버린 개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김범은 이를 통해 부조리와 비인간적 사회 구조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무제>(2002, 종이)는 종이로 인간 군상을 표현한 작업으로, 서로 붙들고 매달린 형상들이 길게 이어진 모습이 특징이다. 김범은 이 작품을 통해 개인이 집단 속에서 서로 의지하며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집단 속 개인의 역할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 역시 2003년 《5: 아트선재 소장품》(2003.11.22.–2004. 2. 1.)전에서 전시되었다. (글: 이정민)

김범(1963-)

김범은 서울 출생으로, 회화, 드로잉, 설치, 비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간과 사물, 물질과 비물질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일상적 경험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구성한다. 또한 사물과 동물을 비현실적인 맥락에 배치함으로써 관람자의 인식을 확장시키고 일상에서 흔히 지나치는 사소한 것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김범은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뉴욕의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1994년 윤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2001년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을 수상했다. 이후 2005년 제 51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 참여하며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은 김범은 《Objects Being Taught They Are Nothing But Tools》(클리블랜드 미술관, 2010), 《김범》(아트선재센터, 2010), 《Kim Beom: The School of Inversion》(헤이워드 갤러리, 2012) 등의 개인전을 열었다. 이후에도 《Water from Ganges River in the Cup Made with Newspaper from Congo》(쿤스트할 오르후스, 2019), 《바위가 되는 법》(리움미술관, 2023) 등의 개인전을 통해 활발한 전시 활동을 이어갔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백해영갤러리, 휴스턴 미술관, 미국 뉴욕 아트 오마이 등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