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션

나는 누구인가

강홍구(1956–)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연작은 강홍구가 사진 작업을 시작한 초기에 제작한 콜라주 작업이다. 그가 좋아하던 영화 속 장면에 각기 다른 표정을 연출한 자신의 얼굴을 합성하여 다양한 이미지들로 재탄생시켰다. 영화 스틸 이미지를 스캔한 뒤 초기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해 합성 작업을 진행했고, 이 디지털 파일을 슬라이드 필름으로 출력하여 다시 인화하는 일련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다.〈나는 누구인가〉 연작은 마치 블랙 코미디처럼 냉소적이지만 유쾌한 이미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 알프레도 히치콕, 데니 보일 등 작가가 좋아하는 감독들의 영화 속 장면에 자신을 투사하며, 많은 이들이 마음 속으로 품고 있는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을 표현한다. 부자연스러운 색감과 초창기 디지털 합성 기술의 미숙함에서 오는 어색한 이미지의 결합은 터무니 없는 욕망의 허황됨을 은유한다. 〈나는 누구인가〉 연작 중 〈나는 누구인가-주차장〉(1996)은 아트선재센터 전시 《호부호형(呼父呼兄)》(1999. 12. 22. – 2000. 1. 30.)에 소개된 바 있다. (글: 남서원)

강홍구(1956–)

강홍구는 목표 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6년간 교사로 지내다 홍익대학교 회화과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미술을 시작했다. 1990년대 초반, 그는 기존의 회화에서 벗어나 새로운 매체를 활용한 실험적인 작업을 시도했다. 잡지, 신문 등 다양한 매체에서 이미지를 수집하거나 직접 촬영한 사진들을 이용해 포토몽타주와 콜라주 작업을 전개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의 작업 주제는 보다 사회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로 확장되었다. 산동네, 뉴타운, 재개발 지역 등 도시 공간의 변화를 사진으로 포착하는 한편, 때로는 사진 위에 직접 채색하는 등 회화적 요소를 추가하여 매체 간의 경계를 넘나든다. 주제적인 측면에서 작가의 작업은 인간의 욕망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적 부조리와 갈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서울: 서울, 어디에나 있고 아무데도 없는 강홍구의 서울》(서울시립 미술 아카이브, 2024), 《무인도와 유인도 – 신안바다2》(사비나미술관, 2023), 《집 꽃 마을 – 은평뉴타운의 기억》(은평역사한옥박물관, 2021), 《서늘한 집, 기억과 기록부산》 (고은사진미술관, 2011), 《여의도 가는 길》(도쿄 프로젝트스페이스칸다다, 2006) 등이 있다. 대구미술관(2024), 전남도립미술관(2023), 국립현대미술관(2019) 등 다수의 기관에서 단체전에 참가하였고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한미사진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