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션

그럴듯한 깨달음

최정화(1961-)

그럴듯한 깨달음

<그럴듯한 깨달음>(1993)은 플라스틱 변기 커버 안에 다양한 음식과 약물 사진을 채워 일렬로 세워놓은 작품이다. 작가는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사물을 조합하여 미술로 전환한다. 플라스틱은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사람들이 쉽게 소비하고 버리는 물건으로 대량 소비 사회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작가는 현대 사회에서 무분별하게 낭비되는 음식과 약물을 사진으로 인화해 변기 커버 안에 삽입했다. 인간의 배설물이 있어야 할 위치에 먹는 행위를 연상케 하는 음식과 약물 사진을 배치하여 인간의 무분별한 소비, 자본주의의 욕망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가의 작업 세계는 누구나 집에서 사용하고 접할 수 있는 사물을 모아 나열하거나 쌓아올리는 방식을 통해 익숙한 사물을 낯설게 만들며, 대량 생산과 소비에 관한 성찰의 장을 만든다. <그럴듯한 깨달음>은 1995년 아트선재센터 개관전인《싹》(1995 .5. 19. – 8.20.) 에서 한옥 대청마루에 설치되어 공개되었다. (글: 고혜민)

최정화(1961-)

최정화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모품을 활용해 대중문화와 소비사회의 본질을 탐구한다. 특히 생활용품을 활용한 작가의 공공 미술 작업은 대중의 접근성을 높였다. 작가는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1980년대부터 작가, 전시 기획자, 인테리어 디자이너, 건축가, 영화 예술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1989년에는 가슴시각개발연구소를 창립하고, 인사동 쌈지길 등 여러 공간을 디자인 한 바 있다. 1990년대에 ‘올로올로’, ‘스페이스 오존’ 이라는 공간을 디자인하며 이곳에서 전시, 공연, 퍼포먼스, 아티스트 토크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진행하였다. 개인전으로는《살어리 살어리랏다》(경남도립미술관, 2020), 《현대차시리즈:2018: 꽃, 숲》(국립현대미술관,2018),《짓 것》(P21, 2017), 《최정화: 총천연색 總天然色》(문화역 서울 284, , 2014) 등이 있다. 단체전으로는 국립현대미술관(2019), 방콕 아트 비엔날레(2018), 부산비엔날레(2014), 호놀룰루비엔날레(2017), 광주비엔날레(2006),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2005) 등에 참여했다. 작가는 2005년 제 7회 일민예술상, 200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예술상 등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