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시

임민욱: 점프 컷

2008. 8. 23. – 10. 28.

아트선재센터

임민욱: 점프 컷

임민욱의 개인전 《점프 컷(Jump Cut)》은 불규칙한 운동성이 만들어내는 감각의 자극과 우연적 조우를 통해 점프 컷의 결여된 부분을 상상하고 전시가 관람객과 작가에게 부여하는 궁극적 의미의 자유와 해방을 가능케 하는 계기를 찾는 데서 시작한다.

점프 컷이란 무엇인가? 배경은 그대로 고정되어 있는데 그 배경에서 연기하는 연기자의 동작은 갑자기 시간을 뛰어넘어 ‘점프’하도록 만드는 영화의 편집 기법이다. 불과 60년 전까지 농업국가로서, 한국인의 보편적 기억과 감각은 오랫동안 자연과의 관계 안에 자리해왔다. 그러나 개발과 성장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위해 ‘눈물과 땀’이 희생의 역사로 바쳐졌고, 무서운 속도로 휩쓸고 가는 개발문명은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가는 한국의 기후처럼 그 아래 수많은 부적응과 적응관계의 새로운 패턴을 만들며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전시는 이러한 시공간에서 연속성을 유지할 수 없는 작품 제작 방식, 세대 간의 삶에 대한 기억과 관찰을 점프 컷하면서, 작가가 ‘듣고, 보고, 전달받은’ 이야기를 시작으로 관람객들 각자의 내러티브를 마련하도록 하는 ‘열린 장치’로 안내한다.

이번 개인전에서 무게를 던지고 표면을 벗기며 모이고 흩어지는 것의 관계를 따라가면서 유달리 물과 속도, 기록의 질감 또는 비 오는 날씨에 집중하는 행위들은 즉흥과 우연적 만남, 일시적 관계 속에서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은 시차의 비극이 아닌 또 다른 운동성을 보게 한다. 또한 이러한 작업과정은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비롯된 압축되고 생략된 세대 간 삶의 기억과 원동력으로, 오히려 여러 가지 가능성을 낳을 수 있는 방법론으로 전용된다.

세계화 경제의 구조는 또다시 개발과 성장으로 이룩해야 할 국민의 염원과 목표로 되돌아 왔으며 현재 한국 사회는 다문화 사회로 이행되는 과정에 있다. 그 가운데 이 전시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점프 컷, 그 균열의 틈새에 존재하는 잊혀졌던 관계와 관찰을 모색하고 질문한다. 이를 통해 결국 우리는 모두 근대화 과정에서 점프 컷한, 잊혀진 카니발의 원형을 지니고 있는 공동체 운명의 일원임을 기억해낸다.

기간
2008. 8. 23. – 10. 28.
장소
아트선재센터
참여작가
임민욱
주최
아트선재센터
기획
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