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시

다츠오 미야지마: 카운트 오브 라이프

2002. 9. 7. – 11. 10.

아트선재센터

다츠오 미야지마: 카운트 오브 라이프

《Count of Life》전은 세계적인 설치작가 다츠오 미야지마의 개인전으로,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았던 대표작들을 선보이는 자리로 기획되었다.

다츠오 미야지마는 전자 시계나 전광판에 쓰이는 LED(light emitting diodes-발광 계기판)를 작품에 즐겨 사용한다. LED로 만들어진 섬광의 숫자들은 어두운 공간에서 끊임없이 변하며 보여지는데, 이 숫자들은 작가가 끊임없이 탐구해 온 주제인 ‘시간의 흐름’을 상징한다. 한편, 이 숫자들이 계속해서 변하는 수치는 1에서 9까지 이며 0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에게 0은 사실 ‘아무것도 없다’는 혹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무(無)의 개념이라기보다는 공(空)의 개념이다. 사실상, 시간은 실재하지만 그것을 직접 볼 수는 없다. 시간은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흐르지만 그 흐름을 눈으로 보거나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미야지마는 그의 작품을 통해 ‘볼 수 없는 시간’을 ‘볼 수 있는 시간’으로 전환하는, 철학적이면서 동시에 조형적인 실험을 보여준다. 이러한 측면에서, 끊임없이 변하고 모든 것과 연결되며 영원히 계속되는 것처럼 보이는 LED는 미야지마의 기본 사상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매체로 기능하고 있다.

정확하고 시차가 없어 보이는 시간은 개개인에 따라 다르게 쓰이고, 다르게 느껴진다. ‘하루’라는 한정된 시간도 개개인에 따라 느리기도 하고 너무 빠르기도 하다. 시간은 이처럼 주관적이다. 이번 전시에서 미야지마는 언제까지 살고 싶은지를 묻는다. 언제 죽는지를 정하는 행위를 보면서 관람객은 ‘죽음’이라는, 평상시에 잊고 있었던 미래를 생각해 보는 동시에 자신의 과거를 돌아 볼 수도 있으며 또한 현재의 삶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죽음의 시계>(2002)가 개인적 차원에서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는 작품이라면 <메가 데스>(1999)는 공동체의 죽음에 대한 작품이다. 작가에게 있어 ‘죽음’이란 끝이 아닌 다시 시작하는 순간이며, 이러한 생각의 바탕에는 불교적인 선(禪) 사상이 놓여 있다.

기간
2002. 9. 7. – 11. 10.
장소
아트선재센터
참여작가
다츠오 미야지마
주최
아트선재센터
기획
김선정
후원
시세이도, 일본 국제 교류기금, 일한 문화 교류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