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시

김성환: 늘 거울 생활

2014. 8. 30. – 11. 30.

아트선재센터 2, 3

김성환: 늘 거울 생활

아트선재센터는 김성환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비디오, 드로잉, 설치, 퍼포먼스 등을 전시 공간 안에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재구성하는 김성환의 작업세계를 소개한다. 전시 제목인 ‘늘 거울 생활’은 『즐거운 생활』이라는 초등학교의 음악, 미술, 체육 통합 교과서를 연상시키는 언어유희이다. 또한, 교육을 통해 지식뿐 아니라 타인의 ‘즐거운’ 감정과 ‘생활’ 방식, 그리고 기호까지도 가르치려는 태도가 교과서의 제목에까지 반영되어 있음을 주목한다. 《늘 거울 생활》전은 교육 장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전시를 통해 우리 사회 전반에 나타나는 가르치는 태도와 방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나아가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볼 때 거울 속의 나도 나를 바라보듯이, 서로를 마주 보고, 반영하며, 확장해 가는 거울 이미지처럼 ‘다양성(multiplicity)’보다는 끊임없는 ‘분열(split)’ 속에서 변화하는 또 다른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번 전시는 총 세 점의 영상 작업 <아다다(A-DA-DA)>(2002), <마나하타스 댄스(Manahatas Dance)>(2009), <템퍼 클레이(Temper Clay[진흙 개기라는 뜻])>(2012)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하며, 이와 함께 신작 퍼포먼스 <수박의 아들들(Watermelon Sons)>(2014)을 공개한다. 전시 공간은 그 성격과 구성 방식에 따라 두 공간으로 구분되는데, 이는 기존의 건축 구조와 형태를 반복적으로 반영함으로써 서로를 연상시키는 거울 구조를 이룬다. 먼저, 2층 전시장에서는 출입구가 긴 통로 너머로 옮겨지고, 높낮이가 다른 건축적 설치 구조물이 증식하듯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전시 공간 내에 미로와 같은 길이 구축된다. 이 공간에는 영상, 사운드, 조명, 드로잉 등 다양한 작업이 배치되어 있는데, 영상 작업으로는 <아다다>와 <마나하타스 댄스>가 있다. <아다다>는 두 명의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한국인 아버지와 아들의 역할을 맡김으로써 ‘말더듬이’ 같은 영상 형식을 실험한 작업이다. 맨하튼의 옛 이름인 ‘마나하타스’에서 제목을 따온 <마나하타스 댄스>는 뉴욕의 도심개발 및 재건을 둘러싼 여러 역사적 사건들을 병치시킨다. 2층 전시장이 분열과 확장의 공간이라면 3층 전시장은 집약적 공간 구성 안에 셰익스피어의 희곡 『리어 왕』의 이야기를 한국의 현대사적 맥락으로 옮긴 영상 작품 <템퍼 클레이>가 상영된다. 이와 같은 세 편의 영상 작업들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전치(轉置)에 대한 작가의 사유뿐만 아니라 시대와 공간의 변화에 따라 파급, 변형, 또는 소멸되는 이야기의 영향력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2층 전시장은 9월 1일과 2일 양일 밤 동안 퍼포먼스 <수박의 아들들>을 위한 무대가 된다. 이 퍼포먼스는 전시의 의미를 다시금 반영하고, 분열시키고, 증폭시켜 나가는 또 다른 장치로서 계획되었다. 아트선재센터는 신작 퍼포먼스를 위하여 이례적으로 약 2개월 동안 전시장 운영을 중지하고, 작가가 전시장 안에서 전시장의 설치 이후 퍼포먼스의 초안부터 무대의 구성에 이르는 요소를 새롭게 구상할 수 있도록 했다. 2개월 동안의 전시 준비 기간은 전시 및 예술 작품의 창작에 주어진 조건 속에서 규격을 따르면서도 변형 가능한 새로운 생산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보이지 않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시와 함께, 하버드 대학교 영미어문학 교수 스티븐 그린블라트(Stephen Greenblatt), 테이트 모던 퍼포먼스 담당 큐레이터 캐서린 우드(Catherine Wood), 카스코(Casco–Office for Art, Design and Theory) 디렉터 최빛나, 그렉 스미스(Gregg Smith), dogr (데이비드 마이클 디그레고리오) 등이 필진으로 참여하고 김성환 작가의 드로잉 삽화가 수록된 책 『말 아님 노래(Talk or Sing)』가 영문판과 국문판으로 출간된다. 이 책의 제목은 전달과 배포가 용이한 ‘말’과 새로운 창작을 의미하는 ‘노래’ 사이를 반복적으로 오가며 그 간극 속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는 작가의 모습을 나타낸다.

작가소개
김성환은 1975년 서울 출생으로 현재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재학 중 유학하여 미국 윌리엄스 컬리지에서 수학과 미술을 복수 전공했다. 이후 MIT에서 시각예술학 석사를 마치고 암스테르담 라익스아카데미 레지던시를 거쳤다. 2007년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과 로마상(Prix de Rome)을 받았고, 2010년 <one from in the room>이라는 라디오 작업으로 dogr과 함께 칼 슈카 상(Karl-Sczuka-Förderpreis)을 수상한 바 있다. 2012년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의 탱크스 개관전 외에도 쿤스트할레 바젤(Kunsthalle Basel, 2011), 하우스 데어 쿤스트(Haus der Kunst, 2010), 로테르담 현대미술 센터(Witte de With, Center for Contemporary Art, 2008)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기간
2014. 8. 30. – 11. 30.
장소
아트선재센터 2, 3
참여작가
김성환
주최
아트선재센터
주관
스페이스 포 컨템포러리 아트 ㈜
기획
사무소
협찬
(주)효성 인테리어 PU (스완카페트), 매일유업㈜, 벽산문화재단
후원
서울문화재단, 서울특별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